community

엄마들잡지_ 2015 10월호

2017.06.23 조회수 : 417

아가야, 뿌리깊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말고 꿋꿋하게 뻗어나가렴.


가을햇살에 감이 발그레 익어갑니다. 봄에 감꽃이 피면 감꽃목걸이를 하고 놀던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꽃이 피
고 얼마 지나면 작은 감열매가 나무에 조랑조랑 하나 가득 매달려 있다가 비바람이 한번 지나가면 감나무 아래
떨어져 누운 많은 어린감을 비통한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조금 커서 떨어지는 감, 크기는 다 컸지만 아직 덜 익은
상태로 떨어지는 감 그리고 여름햇살과 태풍을 견디고 가을햇살 아래 붉게 익어서 기쁨을 주는 감처럼 모든 수
정난이 다 사람으로 태어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번 사정에 이억 이상의 정자가 배출되고 그 중에 난자와 만
나수정되니 여러분도 인간으로 태어나기까지엄청난 경쟁을 뚫고 지구별 인간으로 태어난 행운아인 것입니다.
수정난 상태로 세포분열을 하며 천천히 푹신하게 준비된 자궁내막에 안착하여 자리를 잡게 되는것입니다.
그러나 임신초기에 염색체의 이상이나 태내환경의 열악함 때문에 착상이 되었다가 그만 자궁밖으로 배출되기도
하고 임신중기에 혹은 임신말기 출산예정일을 불과 얼마 앞두고 혹은 태어나면서 잘못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
다. 사자는 새끼를 절벽에서 던져 살아 돌아오는 놈만 키운다고 합니다. 강해야 살아남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가
요? 하지만 저는 이 모든 것들이 아기의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아기는 부모를 선택해서 이 세상에 오지만 부모에게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주기위해서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
조건적인 사랑을 느낄수 있는 부모를 선택할수도 있지만 성장을 위해 갈등을 선택할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
과 죽음이 우주 공간 안에서 빛과 물질이라는 형태의 변환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최선을 다해도 어쩔 수 없
는 장애나 병, 죽음 같은 어두운 면도 긍정적으로 바라볼수 있어야하며 아기의 선택 이라는 측면으로 바라볼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진심으로 아기를 원하고 계획을 세워서 다시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한다면 하늘로 돌아간
그 영혼이 다시 뱃속으로 찾아들어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의 부모가 임신중에 받은 기형아검사에서 그 결과가 정상으로 나왔지만 다운
증후군 아이를 낳았으므로 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양육비를 청구하겠다는 소리를 오래전에 들은적이

있습니다. 의술에 있어서는 100%도 없고 0%도 있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나 기계가 하는 모든일에 오차가 있을
수 있음을 우리는 인정해야합니다. 그 검사의 정확도가 70%미만 이라는 것을 미리 이야기 해주었는지는 모르겠
으나 대체 다운증후군이므로 세상에 태어날 자격이 없다는 판단은 누가 내릴수가 있는것입니까? ‘내가 다운증후
군이니 제발 낙태 시켜주세요’라고 아기가 부탁을 하겠습니까? 다운증후군 아기를 평생 지키고 키울 자신이 없
어서 낙태를 선택한 어른처럼 세상에 태어나기전에 죽거나 태어나서 이내 죽음을 맞이한 경우조차도 아기의 선
택으로 혹은 하늘의 뜻으로 바라볼수 있어야 합니다. 누가 아기의 죽음을 원하겠습니까?
의료진의 실수처럼 보이거나 사고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실수를 가장한 아가의 선택이라고 바라볼수 있어야 합
니다. 주신 분이 거두어가는 분과 같은 분이시라면 생명은 누구의 소유도 아닌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윤회라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이번 생에서 내가 다운증후군 아기를 키우면서 갚아야할 빚을 청산 하고 있는지
도 모릅니다. 아니면 더 큰 사람이 위해서 터를 닦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주적 관점에서 자신과 부부, 자식의
인연을 놓고 생각 해볼때에 어쩌면 스쳐지나가는 소슬한 한줄기 바람 인지도 모릅니다. 이슬 한방울에도 태산이
담기는데 우리의 마음에 무엇을 담지 못하겠습니까?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나름인것입니다.
쌍둥이를 선물로 얻어 벅찬기쁨에 젖어있다가 24주만에 한 생명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슬픔에 젖은 딸아이, 출산
예정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태내사망을 통보받은 조카며느리, 태어난지 열이틀만에 GBS에 의한 뇌수막염에 걸
려 하늘나라로 떠난 어린 아기를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거기까지 살아보고 다시 되돌아가는 것 또한 그들의 선택
이었을지도 모른다고… 그들이 하늘에서 다시 빛의 통로를 타고 지구별에 오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습니다.

목록